패션그룹 형지가 에스콰이아로 잘 알려진 이에프씨(EFC) 매각 본입찰에 사업부 전체를 인수하는 방안을 들고 나오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형지와 2파전이 예상됐던 이랜드는 가격 등 조건이 맞지 않아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12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까지 마감이었던 에스콰이아 본입찰에 형지 등 복수의 업체가 입찰서류를 제출했다. 이랜드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게 되면서 본입찰 참여 업체는 기존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형지를 포함해 2~3개 업체가 될 전망이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나머지 두 곳은 패션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과 패션사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형지는 패션 종합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EFC 인수에 참여했다. 구두 및 핸드백 브랜드가 없는 형지는 이에프씨 사업부 인수를 통해 새 브랜드와 사업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형지는 2013년 에리트베이직을 인수하며 교복 시장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프랑스 브랜드 까스텔바쟉의 국내 상표 마스터권을 인수해 골프복 시장에 진출했다.

통매각을 원하는 채권단 및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 안진은 앞서 사업부 전체를 인수하려는 곳에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따라서 사업부 통인수를 써낸 형지는 가산점을 받고 출발하게 됐다.

기존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중소기업은 사업부별 인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본입찰에 참여하더라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다각화를 계획하고 있는 업체는 상대적으로 형지보다 시너지 효과를 내기 힘들어 사업부 전체를 인수하는데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3개 사업부를 통합한 EFC의 자산 가치는 1000억원을 넘는다. 세 사업부 가운데 에스콰이아는 영에이지·미스미스터나 잡화 등의 사업부보다 실적이 부진해 업체들 가운데 인수를 꺼려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및 매각주관사는 오는 13일 또는 다음주(16일~20일)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법원의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