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위한 특수 수제화를 만드는 중소기업 대표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발부품소재인 ‘발 형틀’ 제작업체인 ㈜선형의 백호정 사장(사진)은 신발업계에서 ‘장애인 신발의 장인’으로 통한다.

선형은 발 형틀을 제작해 필라, EXR, 프로스펙스, 아식스 등 국내외 유명 신발 브랜드 업체에 납품하는 업체로, 부산 신발업계에서는 나름대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탄탄한 중소기업이다.

백 사장은 중소기업 사장보다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신발’을 만드는 ‘장인’으로 더 유명하다. 백 사장은 매달 빠듯하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거액을 주겠다며 기술이전을 요구하는 대기업의 제의를 거절하고 사회의 약자인 장애인을 돕는 기회를 스스로 택했다.

그가 외부로부터 줄기찬 구애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인체공학을 이용한 최첨단 맞춤신발시스템인 구두 골(발 형틀)을 갖고 있기 때문. 부친(78)이 장애인인 백 사장은 아버지의 발을 편안하게 해드리기 위해 10여년간 연구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2005년 세계 최초로 발 형틀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장애인 개개인의 특성과 체형에 적합한 신발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다. 선형의 공장 한 쪽에는 발 모양을 측정하는 3차원 풋 스캔, 레이저 측정기, 걸음걸이 테스트기 등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 2명은 하루종일 매달려 1∼2켤레를 만들고 있다.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말을 신념처럼 지니고 사는 백 사장은 “원래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게 아니며, 장애인들이 세계 최고의 신발로 칭찬해 주는 소리를 들으면 적자로 인한 피로가 모두 풀린다”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