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탈리아 명품이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다면
이종건 코트라 밀라노KBC 센터장 수백년을 내려온 제작 기법과 꼼꼼한 장인의 손길. 바로 이것이 유독 이탈리아에 명품 브랜드가 많은 이유인 듯 싶다. 이곳 이탈리아에서도 ‘Made in Italy’는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가릴 것 없이 자존심과 경쟁력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명품들도 이탈리아의 높은 인건비를 감당해 내지 못하고 이미 상당수는 해외 아웃소싱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생산 공정을 중국, 인도 등 인건비가 저렴한 곳에서 아웃소싱으로 해결하고 마지막 마무리 작업만을 이탈리아에서 함으로써 ‘Made in Italy’ 브랜드를 부착하는 식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모든 섬유(패션 및 인테리어 포함) 및 가죽, 신발류 제품은 의무적으로 원산지를 표기해야 하며 ‘Made in Italy’ 라벨은 생산 공정 중 적어도 2단계 이상을 이탈리아 영토 내에서 거친 제품 만이 부착 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또한 나머지 생산지도 추적이 가능하도록 표시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1만 유로에서 7만 유로 사이의 벌금을 부과하거나 1개월 이상의 영업정지의 처벌을 규정해 생산자들에게 엄격한 원산지 표기의무가 부과될 전망이다. 이탈리아 정부가 원산지 의무화 표기 법안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점점 더 많은 이탈리아 기업들이 유럽의 높은 생산비를 피해 중국 등 제3국으로의 아웃소싱을 통해 비용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서 제품의 질적 하락과 ‘Made in Italy’ 브랜드의 가치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당국은 이 같은 원산지 의무화 법안을 통해 제품 및 브랜드 가치 추락을 막기 위해 사전 조치를 취하자는 것이다. 특히 섬유패션 산업이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도 23억 유로에 이르는 흑자를 기록한 효자산업인 만큼 이를 보호할 필요성이 더욱 강력하게 대두된 것도 법안 탄생의 원인 중 하나다. 그러나 원산지 표기 의무화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미 지난해 여름에도 유사법안이 통과된 바 있지만 모호한 법률규정으로 인해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법률안 통과 역시 660억 유로 규모의 이탈리아 섬유, 신발산업 종사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법안이 발효될 경우 제옥스(Geox), 로바 디 카파(Roba di Kappa) 등 대부분의 생산을 해외 아웃소싱에 의존하고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의 타격이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아웃소싱 의존도가 높은 기존 명품브랜드 중 중저가 라인의 타격 또한 예상되고 있어 이탈리아 섬유산업 보호를 위한 법안이 오히려 이탈리아 섬유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생산하지 않음으로써 경쟁력을 키워온 이탈리아 브랜드들이 국내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한 법안에 의해 어떠한 영향을 받을 것인 지 앞으로의 향배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출처 : 대중종합경제지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