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브랜드가 나온 지 18년 만이다. 쌈지는 지난 6일 4억4600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상장폐지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쌈지 부도는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부도설에 시달려온 쌈지는 지난해 11월께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등 자사 매장이 있는 백화점에 `브랜드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쌈지 직원들도 지난해 말 대부분 퇴사한 상태다.
쌈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토종 패션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승승장구해 왔다.
`쌈지` `놈` `딸기` `아이삭` `진리` 등 한국적 정서가 담긴 독특한 브랜드와 참신한 디자인, 다양한 문화마케팅으로 인기를 모았다.
특히 토종 패션 기업으로는 최초로 프랑스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였던 마르틴 싯봉을 인수해 큰 화제를 끌기도 했다. 이어 인사동에 독특한 문화 공간인 `쌈지길`을 만들었고, 잠실과 파주 헤이리 등에 키즈 테마파크인 `딸기가 좋아`를 운영하는 등 앞서가는 패션 비즈니스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2005년부터 위기가 찾아 왔다. 해외 유명 브랜드가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잘나가던 매출이 급속히 줄기 시작한 것.
그동안 벌어놓은 것으로 버텨오던 쌈지는 2007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아이비전 영화사를 인수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영화사 인수에 엄청난 자금이 들어간 데다 제작 투자한 영화마저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 창업주였던 천호균 전 쌈지 사장은 회사를 양진호 씨에게 넘겼다.
이후 쌈지는 돌아오는 어음을 결제 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 상황이 취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쌈지는 그동안 허위 공시 의혹도 받아 왔다.
정상적으로 제시한 어음을 위ㆍ변조한 어음이라고 신고하는 방법으로 최종 부도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거래소는 수차례에 걸쳐 쌈지 측에 부도 소문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했지만 쌈지 측은 그때마다 "정상적으로 어음을 처리했다"거나 "위ㆍ변조 어음이 제시돼 신고했다"고 공시했다.
현재 쌈지와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한편 인사동 `쌈지길`은 부도 이전에 다른 회사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토종브랜드 `쌈지` 최종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