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매상, 재판매가격 유지정책에 울상

- 2007년 美 대법원 1911 판결 뒤집어, 제조업체 재판매가격 유지정책 사안별 허용 결정 -

- 제조업체 납품 중단으로 으름장, 할인 소매업체 재고확보에 대차질 우려 -

□ 미 대법원, 제조업체의 재판매 가격 유지정책 재허용

 ○ 작년 미 대법원은 제조업체가 소매업체에 할인판매 금지를 요구하는 것은 반독점법에 위반된다는 1911년 판결을 뒤집어, 원칙적으로 제조업체의 재판매가격 유지정책을 재허용함.

 ○ 1911년 Dr. Miles Medical Co.가 디스트리뷰터의 할인판매에 대해 대법원에 제소했으나, 대법원은(할인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카르텔을 형성해 가격을 담합하는 것과 분간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피고의 손을 들어줌.

 ○ 작년 달라스 소재 Kay's Kloset 할인판매를 계기로 이 이슈가 재점화됐는데, 대법원은 1911년 선례를 번복해 자동적으로 제조업체의 재판매 가격 유지 정책을 독점적으로 해석할 수 없다며, 사안별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함에 따라 실질적으로는 제조업체 재판매 가격 유지정책이 허용됨.

  - 일련의 제조업체 혹은 소매업체들이 그룹을 결성해 가격을 담합하는 것은 반독점 법인 셔먼 액트를 위반한 것이나 제조업체가 개별적으로 자사 생산품에 대해 최소 재판매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로 판결

□ 제조업체 반색 vs 소매업체 울상

 ○ 제조업체들은 재판매가격 유지정책이 도입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되고, 소비자들이 ‘속았다(할인매장에서 더 싸게 살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들지 않게 해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측, 이 정책 도입에 참여하는 제조업체 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

  - 신발 제조업체인 Nine West는 2000년 이 회사가 재판매 가격 유지정책을 도입할 수 없도록 한 FTC 판결로부터 풀어달라고 요청, FTC는 이를 승인한 상태임.

 ○ 이 판결 직후부터 많은 수의 제조업체들이 소매 업체에 납품 시 재판매가격유지(minimum-pricing pacts 혹은 resale price maintenance로 불리며, 제조업자가 판매점에 대해 그 판매가격을 정하고 판매가격의 결정에 제한을 가하는 방법으로, 판매점에 의한 계약상품의 판매가격을 지시하는 행위를 지칭) 정책을 요구, 이를 위반할 시에는 납품을 중단함에 따라 많은 할인 소매점이 위기에 봉착

  - 소비자 옹호단체에 따르면, 아기용 제품·가전 제품 및 가구 및 인테리어 제품과 애완용 식품 부문에서는 재판매 가격유지 정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 일부 소매점들은 재판매 가격유지정책을 요구하는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이 정책이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며 주법원에 제소

  - 한편, 대형 소매체인과 납품업체 간의 이면합의로 다른 소매업체에게까지 재판매 가격유지 정책 도입이 강제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의 진위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음. 일례로 유아용 제품을 판매하는 제조업체인 BabyAge는 대형 소매체인인 Toys"R"Us Inc가 납품업체와 담합해 다른 납품처에 재판매가격 유지정책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제소한 상태

□ 주 법무부 장관들, 미 의회에 재판매 가격유지정책 금지하는 법안 통과요구 서한 보내

 ○ 뉴욕·캘리포니아·매사추세츠 주 등을 포함한 35개 주 법무부 장관들은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 정책이 끼칠 인플레 조장 등의 해악을 지적하며 이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

 ○ 대법원 법관 중 하나인 Stephen Breyer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 반대하면서, 재판매 가격유지 정책은 연간 소비자지출 비용에 3000억 달러가량을 추가적으로 발생시킬 것이라고 경고

□ 시사점

 ○ 이번 판결로 인해 미국 소매시장 구조에 상당한 변화 예상

  - 같은 제품을 두고도 일반 소매점과 할인점 사이에는 상당한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 가격 차이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

 ○ 가격을 생명으로 하는 할인점의 경우 제조업체의 납품이 중단되는 것을 감안하면서까지 이 정책 도입에 반대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중단된 제품 브랜드 대신 다른 제품 브랜드를 추천함에 따라 국내산 제품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